조선왕조의 법궁은 경복궁이다. 하지만 임진왜란 이후 사실상의 궁궐은 경북궁이 아니라 창덕궁이라는 것이 궁금하여 책을 보게 되었다. 선조 및 광해군대에 왜 경복궁을 복원하지 못하고 혹은 않고, 창덕궁이 실질적인 궁궐이 왜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창덕궁 그리고 창경궁인 이궁인 동궐이 경복궁보다는 삭막하지 않고, 매력 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
이 책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펴낸 책으로 보이며, 여러 작가 혹은 전문가들이 하나의 파트를 맞아서 책을 펴낸 것이다. 그래서 주제인 창덕궁에 어느 정도 맞는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하게 일맥상통하지는 않는다. 꽉 짜여지지 않고 자유 분방하다. 아마 창덕궁이 경복궁과는 다르게 일직선상에 있는 것도 아니고, 돈화문에서 인정전을 들어오는 과정도 직진이 아니고 우회전 좌회전을 거듭해야 오는 것처럼 이 책도 경복궁에 관한 내용도, 그리고 동궐인 창경궁에 관한 내용도 있다. 그리고 창덕궁을 살다간 조선시대 후기 임금들에 관한 내용도 있다. 딱 창덕궁에 위한 책은 아니다. 하지만 창덕궁을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이다.
대표 작가는 아니지만 친숙한 유홍준 교수님의 헌종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그리고 그에게 빠져갈 수 없는 추사 김정희의 이야기를 여기 한번 더 듣기 되니 재미 있다. 그리고 헌종이 만든 낙선재 이 건물이 조선시대 마지막 왕가인 이방자 여사 및 덕혜옹주가 80년대 말까지 살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왕가가 사라진 것이 얼마 안 되는 직전의 일이구나 생각해본다. 잘하면 90년대 초에 낙선재에 가 볼 수 있었을텐데. 후회가 된다.
이 책이 건축적으로 다루는 책은 아니다. 여러 부분을 다룬다. 특히 창덕궁 후원이고 한때는 비원이고 불렸던 곳에 대해서도 아주 매력이 있다. 한편으로는 동네 주민들의 뒷산일 텐데 산책 공간을 찾지 못한 동민들도 있을 것 같다. 어쨌던 창덕궁을 포함하여 창경궁을 한번 가 보고 싶고, 갈 때 후원을 꼭 같이 관람해 볼 필요가 있겠다.
짧게 결론을 내자면 조선의 실질적인 궁궐은 창덕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경복궁과는 다른 창덕궁의 아기자기한 맛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깊이 읽기는 모르겠지만 넓게 읽기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창덕궁, 조선왕조 문화의 화려한 꽃
정치, 건축, 그림, 조경에서 대한제국 최후의 숨결까지
열 한명의 전문가가 그 장엄하고 미려한 역사와 실존을 읽어내다
국립고궁박물관의 왕실문화 기획총서 제3권으로 창덕궁 깊이 읽기 가 출간되었다. 각계의 11명 전문가가 2011년 국립고공박물관의 ‘왕실문화 심층탐구’ 교양강좌를 바탕으로 전면 재집필한 이번 책은 조선을 대표하는 궁궐인 창덕궁을 그야말로 심층적으로 들여다본 본격 궁궐연구서이며 총 11개의 장으로 나눠서 창덕궁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조선왕조 5백년의 건축기법을 모두 간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창덕궁의 건축적 아름다움을 먼저 다루고, 조선시대에 그려진 궁궐도를 통해 창덕궁의 전체적인 모습과 이모저모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파란만장한 창덕궁의 역사부터 시작하여, 아름답고 신비로운 건축과 조경, 어마어마한 회화와 공예, 그리고 조선 최고의 음악과 춤, 마지막으로 궁궐의 전통 풍수와 나무들의 식생까지 여러 분야에 걸쳐 창덕궁을 제대로 파악하고자 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은 조선왕조의 5대 궁궐 가운데 그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자연과 조화를 이룬 독특한 공간 구성을 지닌 아름다운 궁궐이다. 가장 오랫동안 왕의 사랑을 받았던 궁궐이자 조선왕조 최고의 문화가 집결된 장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을 때 가장 철저하게 유린되고 파괴된 곳 또한 궁궐이었다. 다행히도 1995년 광복 50주년을 맞아 본격적으로 진행된 궁궐 복구와 정비에 따라 회화에서부터 공예, 음식, 공연은 물론 궁궐 역사에 대한 역사학자들의 논저가 나오고 건축이나 조경에 대한 연구 성과도 쌓였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하여 창덕궁의 건축과 조경, 회화, 공예, 음악과 춤, 풍수, 그리고 근대기에 있었던 소중한 기억들을 모두 한자리에 모았다.
왕실문화 기획총서를 펴내며
책머리에|조선왕조 최고의 문화와 예술의 전당, 창덕궁
창덕궁에 스며든 오백 년 세월, 그 어긋남의 미학
건축적 아름다움은 어떻게 완성되는가_김동욱 경기대 건축학과 교수
붓끝에서 살아난 창덕궁
그림으로 살펴본 궁궐의 이모저모_박정혜 한국학중앙연구원 문화예술학부 교수
비운의 왕, 뛰어난 문예취미
낙선재에서 이뤄진 헌종의 서화 수장_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왕의 얼굴을 화폭에 담다
창덕궁 선원전과 조선 왕들의 어진 제작_황정연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
오백 년 왕의 숨결과 함께한 창덕궁의 꽃과 나무
「동궐도」 조선왕조실록 과 함께 살펴본 궁궐의 식물_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
그 넓은 후원을 가꾼 이들의 마음을 엿보다
창덕궁 후원 구조적으로 읽기_최종희 배재대 생명환경디자인학부 교수
동궐을 꽃피운 예술의 절정
잔치와 의식을 빛낸 조선의 춤과 음악_김영운 한양대 국악과 교수
조선의 서울 자리를 겨루다
풍수로 창덕궁 읽기_권선정 전 서원대 지리교육과 교수
대한제국 최후의 정전正殿, 인정전
한인무용韓人無用의 개조_양정석 수원대 사학과 교수
조선 왕실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다
근대 조선 왕실의 장식화와 창덕궁 벽화 읽기_박수희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
대한제국 황실의 마지막 모습
영친왕과 덕혜옹주_서영희 한국산업기술대 교양학과 교수
주註 / 참고문헌 및 더 읽어볼 책들 /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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