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 신문 너나 할 것 없이 현재 상황이 얼마나 좋지 못한지 연신 이야기 해대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쉽사리 낙관적 꿈을 꾸긴 어렵다.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에서 그런 꿈을 꾸는 것 조차 사치스럽고 허무맹랑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아무리 현실이 어려워도 이 시기를 극복하고 계속 살아나가려면 이렇게 음울하고 패배적인 감성에 젖어 있을 수만은 없다. 특히 나처럼 세상을 향해 한 발 내딛는 입장에 선 젊은이라면 더욱 그렇다. 우린 아직까지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회를 접해 본 것도 아니기에 서툴기만 하다. 이런 우리가 기회를 얻기란 대 불황인 요즘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기업들이 차근차근 가르쳐서 제 역할을 하는 데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설사 기회를 주고 차근차근 가르쳐 놓아도 언제 불쑥 그만둘지 모르는 일이니 이왕이면 당장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하는 게 병아리 사회인인 내 입장에서도 이해가 간다.
그런 상황이니 더 힘을 내야 하는 게 초년생인 것 같다. 하고 싶은 일에 자리가 나면 약간은 상기되고 긴장된 마음으로 원서를 준비하고 결과가 나오기를 초조하게 기다린다. 한 번에 붙으면 좋으련만 아직 부족한 탓인지 떨어졌다는 결과를 받으면 힘이 쭉 빠진다. 그걸 여러 번 되풀이 하면 점점 자신감도 없어지고 위축되기 마련이다. 이러다 사회에서 아무 역할도 해보지 못하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건 아닐까, 꿈을 향해 한 걸음 내딛지 못하고 이대로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닐까 등등 끝없는 나락으로 빠진다. 하지만 취업이란 결국 다승이 아닌 일승을 올리면 되는 일이다. 그러니까 계속된 실패야 어찌되었든 한 번만 승리하면 되는 것이다. 그 일승을 올리기 위해 실패해도 자신을 다독이며 계속 도전해야 하는 것이다.
꿈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이야기가 가득했다. 이들은 나 같은 초년생들이 동경하는 위치에서 방긋 웃고 계셨다. 각자 다른 분야에서 일하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모험을 즐기고, 끊임없이 도전하며, 근면 성실 하셨다는 것이다. 안정된 삶을 포기하고 과감히 새로움 모험을 선택했다. 그에 따른 시행착오로 큰 위기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생각하고 궁리하여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제는 이 분들이 큰 성공을 거둔 상태라 모두들 부러워하고 동경하지만 이들의 시작을 살펴보면 아무것도 보장된 것이 없었다. 예를 들면 공대를 나와 학자가 될 거라 믿었던 사람이 수산물 시장의 가능성을 미리 점치고 트럭에 생선을 싣고 생선 장사를 한 것이 그분께서 일구신 대형 수산물 마켓의 시초였다. 당시 부모님, 아내까지 모두 반대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다양한 사회경험을 바탕으로 이미 가능성을 높이 산 상태였기 때문에 과감히 밀고 나가셨다고 한다. 그 분이 다른 사람의 시선에 전전긍긍했다면 지금의 모습은 과연 어땠을지 상상이 안 된다.
한국이 아닌 세계를 무대로 자신만의 꿈을 향해 나아간 그분들의 모습에서 참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확고하게 믿었던 내 생각들이 현실과 부딪히며 실은 그게 아니었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고 일이란 게 삶에서 어떤 의미고 어떤 자세로 대해야 할 지 몰랐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막연히 이것 저것 두드려보고 실망하고 자책했지만 이런 과정 속에서 나도 몰랐던 나를 새롭게 배워갈 수 있었다. 덕분에 내가 무엇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지 알게 되었다. 더불어 작은 실패에 너무 많이 슬퍼하고 수그러들지 않고, 이것을 발판 삼아 한 단계 도약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 책을 읽는 내내 어느 때보다 이들의 실패와 땀, 눈물이 절절히 마음에 와 닿았다.
KBS 1TV 리얼 다큐멘터리 「지구촌 한국인 젊은 그대」에 방영되었던 세계무대를 사로잡은 한국인들의 꿈과 도전에 대해 엮은 책이다. 「지구촌 한국인 젊은 그대」는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국경과 문화, 언어의 높은 벽을 뛰어넘어 세계무대에서 마음껏 자신의 꿈을 펼치고 있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겠다는 취지로 탄생한 프로그램이다.
이 책은 프로그램에서 다뤘던 내용뿐만 아니라 주인공들의 화려한 성공 뒤에 감춰진 피나는 노력과 인내의 시간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행간 곳곳에 배어 있는 주인공들의 땀 냄새를 통해 아직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은 할 수 있다는 의지를, 이미 꿈을 이룬 사람들은 더 큰 꿈을 품을 수 있는 진취적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서문 도전은 즐겁다
1막 꿈
세계의 입맛을 사로잡다_ 두바이 버즈알아랍 호텔 수석 주방장 권영민
독일 핸드볼의 살아 있는 전설_ 세계 최고의 공격수 윤경신
할리우드는 나의 무대_ 할리우드 최초의 한국인 미술 총감독 한유정
내 인생의 별 에투알을 꿈꾼다_ 파리 오페라 발레단 솔리스트 김용걸
꽃의 마법에 빠진 베벌리힐스_ 플로리스트 파티플래너 케빈 리
세계를 유혹하다_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제니 배
2막 열정
스리랑카 공중보건의 수호천사_ 스리랑카 농춘산 장관 직속 수의 보좌관 김세민
빈곤의 땅 라오스에 희망을 심다_ 유엔 세계식량계획 국제공무원 임형준
정글을 누비는 자트로파 사나이_ 코라오 그룹 에너지 개발 담당 이사 길일남
아르헨티나 축구계 신화를 만들다_ 테포르티보 코레아노 구단주 최병수
꿈의 드레스를 재단하는 여자_ 드레스 디자이너 장세영
세계를 나른다 희망을 나른다_ GSM UK 대표 김광근
3막 도전
브라질이 주목한 반지의 제왕_ 진진·모라나 대표 이재호
로스앤젤레스의 아침을 열다_ 오션 프레시 피시 대표 김영완
목축의 나라 뉴질랜드에 타조 왕국을 세우다_ 갈라티아 캐대시 타조 농장주 배효섭
굴착기 박사 유럽 시장을 파고들다_ 두산 인프라코어 유럽 법인장 이동욱
메이드 인 코리아 적도를 사로잡다_ LG전자 에콰도르 지사장 나기열
노르웨이를 제패한 60억 달러의 사나이_ 삼성중공업 오슬로 지점장 신영철